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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메우다’와 ‘메꾸다’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식당, 공연장을 꽉 메운 팬들의 환호…. 어떤 장소를 가득 채우다는 의미로 ‘메우다’ 대신 ‘메꾸다’를 써도 될까? “광장을 가득 메꾼 인파”와 같이 표현하면 안 된다. ‘메운’이라고 해야 바르다. “공연장을 꽉 메운 팬들의 환호”도 ‘메꾼’으로 바꿀 수 없다.   ‘메꾸다’가 표준말이 아니기 때문일까? 과거에는 그랬다. ‘메우다’만 사전에 올라 있었으나 언어 현실을 반영해 2011년 8월 별도의 표준어로 추가됐다. 표준말이 됐지만 ‘메우다’와 뜻이 똑같지 않고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메꾸다’는 세 가지 의미로 쓰인다. “흙으로 구덩이를 메꿔라” “빈틈없이 공란을 메꾸느라 혼났다”처럼 뚫리거나 비어 있는 곳을 막거나 채우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이를 ‘구덩이를 메워라’ ‘공란을 메우느라’로 바꿔도 된다.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보내다는 의미도 있다. “영화관에서 빈 시간을 메꿨다” “무료한 시간을 메꾸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와 같이 쓰인다. 이 역시 ‘빈 시간을 메웠다’ ‘시간을 메우려고’처럼 표현할 수 있다.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을 채우다고 할 때도 ‘메꾸다’를 사용한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애썼다” “업체들이 손실을 메꾸려고 노력했지만 큰 효과를 못 거뒀다”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메우기 위해’ ‘메우려고’로 바꿔도 무방하다.   어떤 장소를 가득 채운다고 표현할 때만 ‘메꾸다’가 아닌 ‘메우다’를 쓰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식당 공연장 가지 의미 언어 현실

2024-02-28

[우리말 바루기] ‘메우다’와 ‘메꾸다’

어떤 장소를 가득 채우다는 의미로 ‘메우다’ 대신 ‘메꾸다’를 써도 될까? “광장을 가득 메꾼 인파”와 같이 표현하면 안 된다. ‘메운’이라고 해야 바르다. “공연장을 꽉 메운 팬들의 환호”도 ‘메꾼’으로 바꿀 수 없다.   ‘메꾸다’가 표준말이 아니기 때문일까? 과거에는 그랬다. ‘메우다’만 사전에 올라 있었으나 언어 현실을 반영해 2011년 8월 별도의 표준어로 추가됐다. 표준말이 됐지만 ‘메우다’와 뜻이 똑같지 않고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메꾸다’는 세 가지 의미로 쓰인다. “흙으로 구덩이를 메꿔라” “빈틈없이 공란을 메꾸느라 혼났다”처럼 뚫리거나 비어 있는 곳을 막거나 채우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이를 ‘구덩이를 메워라’ ‘공란을 메우느라’로 바꿔도 된다.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보내다는 의미도 있다. “영화관에서 빈 시간을 메꿨다” “무료한 시간을 메꾸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와 같이 쓰인다. 이 역시 ‘빈 시간을 메웠다’ ‘시간을 메우려고’처럼 표현할 수 있다.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을 채우다고 할 때도 ‘메꾸다’를 사용한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애썼다” “업체들이 손실을 메꾸려고 노력했지만 큰 효과를 못 거뒀다”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메우기 위해’ ‘메우려고’로 바꿔도 무방하다.우리말 바루기 가지 의미 언어 현실

2023-04-11

[우리말 바루기] ‘헬스장을 끊다’

친구가 “헬스장을 끊었다”고 했다. 헬스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만뒀다는 것일까, 아니면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일까.   같은 말이 이렇게 정반대로 해석될 수 있다니 재미있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아마도 ‘끊다’를 ‘등록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이가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끊다’의 뜻풀이 중 정확하게 이런 의미로 올라 있는 것은 없다.   사전을 보면 ‘끊다’는 “고무줄을 끊다”에서처럼 실·줄·끈 등의 이어진 것을 잘라 따로 떨어지게 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또한 “소식을 끊다” “교제를 끊다”에서처럼 관계를 이어지지 않게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밥줄을 끊다” “담배를 끊다” 등에서와 같이 어떤 것을 중단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일에도 ‘끊다’를 쓴다.    그렇다면 왜 ‘등록한다’는 뜻으로 ‘끊다’가 쓰이게 됐을까.    ‘끊다’의 여러 가지 의미 중에는 “한복감을 끊다” “기차표를 끊다”에서와 같이 옷감이나 표 따위를 사다는 의미도 있다. 옷감을 잘라서 사는 것을 ‘끊다’고 표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차표 또한 종이 승차권을 쓰던 시절엔 ‘끊다’를 ‘구매한다’는 의미로 사용했던 것이다.   표를 구매하는 행위를 ‘끊다’고 표현하던 것이 굳어져 헬스장이나 수영장 등에 등록하는 일도 ‘끊다’고 표현하게 된 것이다.  우리말 바루기 헬스장 가지 의미 종이 승차권

2023-03-07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옳다

우리말에서 한 낱말이 여러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의어(多義語)라고 하는 현상입니다. 다의어는 중심 의미가 있고 주변 의미가 있습니다. 중심 의미 즉, 핵심 의미에서 조금씩 멀어지면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됩니다. 그런 점에서 다의어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의 사고를 살피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옳다’라는 말과 오른쪽이라는 말은 표기를 달리하고 있지만 사실은 다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오른쪽을 옳다고 생각해서 오른쪽 손을 오른손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왼쪽의 ‘왼’은 ‘외다’에서 온 말인데 ‘그르다’라는 의미입니다. 영어에서도 ‘right’가 옳다는 의미와 오른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오른쪽이 왜 옳다는 뜻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만 왼손을 금기시하였던 것이 원인이라는 말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금기를 공부하면 인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왼손의 금기는 오래된 것이고 인류의 발전과 관련이 됩니다. 오른손을 바른손이라고 하는 것 역시 재미있습니다. 바르다는 말도 옳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리말의 좋다는 옳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좋은 나라, 좋은 회사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옳다는 뜻입니다. 그러기에 좋은 나라의 반대는 싫은 나라가 아니라 나쁜 나라입니다. 나쁘다는 말은 낮다와 관련이 있습니다. 낮아지는 게 나쁜 겁니다. 나쁜 나라는 옳지 않은 나라라는 의미입니다. 좋다는 말의 기본의미는 좋아한다는 뜻입니다. 나는 네가 좋다는 말은 너를 좋아한다는 뜻이죠. 좋아한다는 말이 옳다까지 나아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여기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 나에 대한 믿음을 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나쁜 게 있을 수 있다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나의 양심에 비추어 세상을 판단합니다. 그러기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나라가 나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는 나쁜 것을 좋아할 때 마음에 가책을 느낍니다. 함부로 나쁜 것을 좋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겁니다. 나쁜 일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쁜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좋다는 말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낍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좋은 사람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 마을도, 이 나라도 모두 좋은 세상입니다. 그리고 좋은 세상이 되기 위해서 나도 한몫을 합니다. 나의 노력 없이 세상이 좋아질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우리입니다. 내가 좋아져야 세상이 나아집니다.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게 많아서 너무나 좋습니다. 좋은 게 많아서 행복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을 차례로 떠올려 봅니다. 자연스레 웃음이 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야, 좋다! 정말 좋다. 다 좋은 세상이다.’ 이렇게 외쳐 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옳으니까요.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핵심 의미 주변 의미 가지 의미

2023-01-08

[우리말 바루기] ‘메우다’, ‘메꾸다’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식당, 공연장을 꽉 메운 팬들의 환호….     어떤 장소를 가득 채우다는 의미로 ‘메우다’ 대신 ‘메꾸다’를 써도 될까? “광장을 가득 메꾼 인파”와 같이 표현하면 안 된다. ‘메운’이라고 해야 바르다. “공연장을 꽉 메운 팬들의 환호”도 ‘메꾼’으로 바꿀 수 없다.   ‘메꾸다’가 표준말이 아니기 때문일까? 과거에는 그랬다. ‘메우다’만 사전에 올라 있었으나 언어 현실을 반영해 2011년 8월 별도의 표준어로 추가됐다. 표준말이 됐지만 ‘메우다’와 뜻이 똑같지 않고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메꾸다’는 세 가지 의미로 쓰인다. “흙으로 구덩이를 메꿔라” “빈틈없이 공란을 메꾸느라 혼났다”처럼 뚫리거나 비어 있는 곳을 막거나 채우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이를 ‘구덩이를 메워라’ ‘공란을 메우느라’로 바꿔도 된다.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보내다는 의미도 있다. “영화관에서 빈 시간을 메꿨다” “무료한 시간을 메꾸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와 같이 쓰인다. 이 역시 ‘빈 시간을 메웠다’ ‘시간을 메우려고’처럼 표현할 수 있다.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을 채우다고 할 때도 ‘메꾸다’를 사용한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애썼다” “업체들이 손실을 메꾸려고 노력했지만 큰 효과를 못 거뒀다”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우리말 바루기 식당 공연장 가지 의미 언어 현실

2022-11-10

[우리말 바루기] '메우다'와 '메꾸다'

'어떤 장소를 가득 채우다는 의미로 ‘메우다’ 대신 ‘메꾸다’를 써도 될까? “광장을 가득 메꾼 인파”와 같이 표현하면 안 된다. ‘메운’이라고 해야 바르다. “공연장을 꽉 메운 팬들의 환호”도 ‘메꾼’으로 바꿀 수 없다.   ‘메꾸다’가 표준말이 아니기 때문일까? 과거에는 그랬다. ‘메우다’만 사전에 올라 있었으나 언어 현실을 반영해 2011년 8월 별도의 표준어로 추가됐다. 표준말이 됐지만 ‘메우다’와 뜻이 똑같지 않고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메꾸다’는 세 가지 의미로 쓰인다. “흙으로 구덩이를 메꿔라” “빈틈없이 공란을 메꾸느라 혼났다”처럼 뚫리거나 비어 있는 곳을 막거나 채우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이를 ‘구덩이를 메워라’ ‘공란을 메우느라’로 바꿔도 된다.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보내다는 의미도 있다. “영화관에서 빈 시간을 메꿨다” “무료한 시간을 메꾸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와 같이 쓰인다. 이 역시 ‘빈 시간을 메웠다’ ‘시간을 메우려고’처럼 표현할 수 있다.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을 채우다고 할 때도 ‘메꾸다’를 사용한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애썼다” “업체들이 손실을 메꾸려고 노력했지만 큰 효과를 못 거뒀다”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메우기 위해’ ‘메우려고’로 바꿔도 무방하다.   어떤 장소를 가득 채운다고 표현할 때만 ‘메꾸다’가 아닌 ‘메우다’를 쓰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가지 의미 언어 현실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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